남양주법무법인 "전태일의 삶 접한 후 '개고생'하며 살았던 내 어린시절이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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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전태일문학상 에세이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공창덕씨(54)는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자신의 어린 시절과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엮은 ‘영화 <태일이>를 통해 본 나의 18세 시절’과 장애를 가진 우편화물차량 운전기사로서 겪어온 노동의 소회를 적은 ‘우편화물차량 운전기사가 되기까지’를 통해 삶과 노동이 주는 진실한 감동을 그려냈다.
심사위원단은 공씨의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꼽으며 “더없이 솔직한 회고록”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글쓴이는) 계약직, 즉 액화 노동의 종사자였지만 세상을 탓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정규직을 따낸다. 기어이 원하던 자리에 올라갔음에도 ‘사다리를 걷어차지’ 않고 노동조합 지부장 자리에 출마하여 자신의 과거와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하고자 한다”며 “뇌성마비인 자신의 처지에 비관하지 않고, 암담한 노동 현실을 노동자 간 연대로 돌파해 낸 글쓴이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일반 공모인 이번 에세이 부문에는 총 150명이 300편의 작품을 접수했다.
공씨는 “수상 소식에 놀랐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전태일문학상에서 내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태일처럼 그 역시 봉제공장에서 일했다. 공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형편이 어려웠다. 중3 겨울방학 때 경기 군포의 봉제공장에 들어가서 재단 보조로 일했다. 속된 말로 ‘개고생’이었다”며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새벽 1~2시까지 일했다. 처음 받은 금액이 일당 2600원이었다. 한 달에 잘해야 12만원이었는데 임금체불도 겪었다. 2년 일하고 도망치듯 나왔다”고 말했다.
이때 전태일을 알지는 못했다. 성인이 된 후 <전태일 평전>을 읽었고, 2021년 개봉한 영화 <태일이>를 봤다. 공씨는 “‘내가 차별받고 살았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삶에 찌들어서 그런 생각 하며 살 여유가 없었는데 전태일의 이야기를 접하고 내 삶을 돌아봤다”고 말했다.
봉제공장에서 나온 뒤, 전기코드 제조업체를 비롯해서 여러 군데서 일했다. 학업을 병행해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송통신대학에 다니며 대학 졸업장도 땄다. 대학원까지 갔다. 장애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래도 취직은 쉽지 않았다. 대학원 졸업 후 우체국물류지원단 계약직 운전기사로 취업한다.
그의 에세이엔 우체국 물류 운전기사가 돼 정규직 전환이 되기까지 그의 이야기가 과장도 덜함도 없이 담겼다.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 동료가 그에게 “창덕아~, 추석 소통 기간 때 ‘뺑이 치며’ 150시간 가까이 일을 했는데 (월급이) 200(만원)이 안 된다”고 말하자 그저 따라 웃어 버리는 공씨의 모습에선 씁쓸한 현실이 느껴진다.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에게만 지원되는 트레이닝복이 노동 조건이 더 열악한 기간제 직원에게는 지급되지 않자 그가 직접 본사에 전화해 항의한 일화도 눈에 띈다.
노동 현장의 모순 외에도 자신의 운전 실력 미숙이나 부주의로 인해 사고를 내 위기를 겪은 일까지 어쩌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일화 역시 솔직하게 담겼다. 개인의 노동을 미화하지도 평가절하하지도 않는 그의 글에선 겸손함과 담백함이 느껴진다.
노동은 그를 고통스럽게도 했으나, 삶을 버티게 한 힘이기도 했다. 차별 없는 일터를 위해 내년엔 노동조합 지부장 선거에 출마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전태일은 자그마한 한 사람이었지만, 그분의 용기가 지금 50년 가까이까지 노동 현장에 흐르고 있지 않나. 그 상징을 나도 지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0주년을 맞았다. 조합원이 늘어나고, 목소리도 키우는 사이 그만큼 공격을 받는 일도 많아졌다. 특히 최근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제기한 ‘새벽배송(오전 0∼5시) 금지’는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일상화된 소비자의 편의를 기득권 노조가 막고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쿠팡의 직고용 배송 기사 노조인 쿠팡친구 노동조합(쿠팡노조)은 “민노총 탈퇴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쿠팡은 그동안 물류 시장에서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로켓배송·새벽배송으로 고강도 노동을 구조화한 ‘생태계 교란종’이었다”며 “그로 인해 사망 사고가 잇따른 만큼 이제는 문제 해결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심야 노동을 없애자는 것은 우리 사회의 오랜 담론”이라며 2013년 노사 합의로 밤샘근무를 폐지한 현대·기아차 사례를 들었다. “제조업에서도 과거엔 주야 맞교대 근무가 일반적이었지만,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도입되면서 노동자들도 ‘조금 덜 벌더라도 밤을 새우지 않는 삶의 질’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현장에서 새벽배송 금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심야 노동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구조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단 것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수입이 줄지 않도록 보완책을 만드는 노력이 병행돼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권이 유불리에 따라 논쟁을 키우는 방식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쿠팡노조의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보복설’에 대해서는 크게 웃으며“괴롭힌다고 돌아오겠나.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잘 대해줘야지, 그런 프레임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지난 30년을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와 싸워온 시간”이라고 자평했다. 전통적인 고용 형태를 벗어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나는 시대에 모든 일하는 자에게 근로자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차기 과제다.
양 위원장은 ‘신자유주의와의 투쟁’에 대해 “승률은 높지 않았다”며 “비정규직이 임금 노동자의 절반 이상으로 늘고, 많은 노동자들이 희생됐던 만큼 완전한 승리보다 최악을 막아내는 투쟁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를 과거보다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는가라는 관점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초기업교섭 제도화, 작업중지권 보장을 향후 목표로 제시했다. 양 위원장은 “울타리 밖 노동자들과 더 넓게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연내 입법을 예고한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 법안도 주요한 문제다.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과 청년층의 일자리 위축 우려를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고령층의 조기 퇴직으로 인한 소득 공백이 심각해 정년 연장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양 위원장은 법적 정년을 연장하면 일부 정규직만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대기업과 공공기관 같은 소위 ‘괜찮은 일자리’에서만 정년이 보장되는 현실이 문제”라며 “주5일제처럼 좋은 제도가 먼저 적용 가능한 곳에서 시작해 차츰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산재와의 전쟁’ 선언에 대해서는 “방향 자체는 옳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해도 산재가 반복되는 것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위험이 외주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생명·안전 업무에 대해서는 원청이 직접 관여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논의가 지지부진하단 지적도 나온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는 부당해고 금지, 주 최대 52시간 근로, 연장·휴일 근무 시 가산수당 지급 등 근로기준법 규정 대부분이 적용되지 않는다.
양 위원장은 ”정부는 단계적으로 적용 사업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인데, 민주노총은 전면적으로 적용해서 최소한의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장 주체가 있어야 투쟁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률이 너무 낮다. 개인 사업자로 위장된 노동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준비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앱, SNS 같은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플랫폼 노동자에게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문제도 언급했다. 양 위원장은 “이들이 노동자가 맞다는 법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지금 정부와 국회는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적용해주는 수준에서 접근하는데 근본적으로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 개정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1999년 탈퇴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관심사다. 민주노총은 현재 국회의 사회적 대화기구에는 참여하고, 경사노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최근 김지형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이 ‘완전한 협의체’를 거론하며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국회는 참여 주체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해야 의사 결정을 하지만, 경사노위는 표결로 의사결정을 한다”며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인공지능) 인재양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양 위원장은 “AI가 현장에 무분별하게 도입되면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술 발전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에게 프로그래머가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며 “기존 노동자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안 요건을 충족하는 고배당 기업의 절반가량이 금융·보험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제조업은 15%가량만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정 업종에만 혜택이 집중된 만큼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361개사 중 지난해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409개사(17.3%)였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7월 말 세법개정안 발표 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고배당기업 기준을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고 직전 3년 평균 대비 배당이 5% 이상 증가한 경우’로 제시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은 총 63개 상장사 중 28개사(44.4%)가 요건을 충족했다. 특히 은행업이 53.8%, 증권업이 50%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제조업은 총 1505개사 중 218개(14.5%)만 요건을 충족해 전체 평균(17.3%)에 미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첫 번째 요건인 배당성향이 40%를 넘는 기업 중 제조업은 9.5%로, 금융업(2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두 번째 요건 중 ‘직전 3년 평균 대비 배당이 5% 이상 증가’한 기업은 제조업(70.2%)이 금융·보험업(60.3%)보다 비중이 높았다. 다만 ‘배당성향이 25% 이상’인 기업 중 제조업(17.6%) 비율이 금융·보험업(50.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제조업에서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하는 비율이 낮은 이유는 배당성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 셈이다.
예정처는 “제조업은 발생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을 위해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보험업 및 투자 기회가 적은 성숙 단계의 기업은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기반으로 배당 등의 주주환원에 유리한 경영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배당성향 요건은 수익구조가 안정적이고 대규모 투자지출 필요성이 적은 업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성장을 위해 재투자 필요한 업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 때문에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오히려 주식시장의 비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배당은 많지만 미래가치가 낮은 기업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반대로 배당은 적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의 주가는 저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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